군산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존재하는 도시다. 잊고 싶지만 잊지말아야 할 과거가 있는 곳, 같이 해야 할 현재가 있는 곳, 그리고 함께 가야 할 미래가 있는 곳. 지금은 평화로운 골목에 볼거리가 가득하지만 100년 전 이곳은 가진 자와 뺏긴 자, 넘치는 자와 굶는 자가 공존하는 격랑의 공간이었다. 군산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근대화 유산들과 더불어 전국 4대 관광도시인 전주 한옥마을이 바로 옆에 있고, 고창 선운사, 부안 변산, 새만금 그리고 서천 국립생태원이 관광벨트가 되어 있어 명실공히 군산은 대한민국 관광수도가 된 셈이다. 줄 서서 빵을 구입하는 가게는 프랑스에도 있다. 조그마한 빵 가게에서 연 천만 달러 매출을 올린다. 그 주인공은 ‘리오넬 푸알렌’이라는 효모빵집이다. 유기농 밀가루를 사용하여 발효제, 바다 소금, 물을 첨가하여 오븐에 구워 빵을 만든다. 커다란 효모빵을 사기 위해 작은 가게 앞에는 매일 아침 사람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다. 군산 이성당도 바로 이런 진풍경을 만든다. 필자는 사무실에서 가까운 이성당에 시간 나는 대로 가서 빵도 먹고 차도 마시고 사람들과 만났다. 그러다 보니 이성당의 에너지를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온몸으로 느꼈다. 김현주 사장과 몇 번의 만남을 통해 이성당의 역사와 운영에 대해 들으면서 이성당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대기업 브랜드와 다른 독특한 성공 사례
필자가 이성당에 매력을 느낀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고정관념에서 탈피하여 대기업 브랜드가 아닌 독자 브랜드로 여느 동네 빵집과는 다른 성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 김현주 사장이 지닌 성공 철학이었다. 그의 성공 노하우는 전 세계 장수기업의 성공 조건의 하나인 ‘본업에 충실한 경영’이었다. 기본을 유지하고 오래 실행한다는 것은 쉬운 것 같아도 실제로는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그가 장사를 잘할 수 있는 복잡한 이론과 마케팅을 아는 건 아니었지만 필요한 것이 이미 김현주 사장에게 내재화되어 있고 이성당에 고스란히 문화로 자리 잡고 있었다. 한마디로 시간을 통해 만들어지는 기본에 충실한 마케팅이야말로 최고의 성공을 약속하는 지름길임을 증명해보였다. 필자가 30년 동안 금융기관과 마케팅 현장에서 일하면서 많은 기업과 창업과 성공 그리고 실패를 봐왔지만 이성당 같은 경우는 본 적이 없었다.
세 번째, 결코 유행을 좇지 않고 사람들과 함께한다는 것이다. 이성당이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것은 사람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이성당은 건강에 좋은 정직한 빵, 솔직한 가격을 고집할 뿐만 아니라 일주일에 한두 번씩 지역사회 고아원과 양로원 그리고 종교단체에 빵을 기부하고 있다. 팔고 남은 빵을 기부하지 않고 새로운 빵을 만들어 기부한다. 김 사장은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일이 빵을 만드는 것이니 그런 기부라도 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한다. 김 사장의 빵 기부를 보면 그의 남다른 철학을 엿볼 수 있다. 김 사장의 시아버지인 조천형 사장은 이성당이 크게 된 것은 지역주민들의 관심과 사랑 때문이었다는 생각에 지역의 불우한 학생을 돕기로 하고 학교등록금 지원 등 공헌활동에 앞장섰다. 그렇게 시작된 사회공헌은 대를 이어 며느리인 김 사장에게도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지역사회 공헌은 현재 국내 유명 카페와 제과점 등에서 사용하는 팥소의 70%이상을 만드는 대두식품을 운영하는 김 사장 남편인 조성용 현 대두식품 사장에게로 이어진다. 조 사장은 1988년 팥소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대두식품을 창업하여 건실한 중견기업을 만든 공로로 2012년 중소기업중앙회와 중소기업청이 선정한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처럼 이성당은 그 어떤 이론보다도 강력하고 그 무엇보다도 신선한 휴먼 스토리와 나눔 정신을 가지고 있기에 장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목포 서남권에도 코롬방제과점이 있다. 더 많은 이성당과 코롬방같은 기업들이 생겨나 지역발전의 견인차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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